우리텃밭 이야기 [#6 파쯔파쯔이야기] 적소렐, 느림의 미학_3주차(D+23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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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podzpodz 댓글 0건 조회 10,030회 작성일 18-10-10 15:04본문
[3주차_D+23] 적소렐, 대기만성형

오늘 꽤 자란 다른 여린잎들 사이로 다른 식물들에 비해 비교적 작은 적소렐을 발견하였다.
너무 안보여서 모두 죽은줄로 알았는데 이렇게 보게되니 반가운 기분이 들 정도다.
적소렐은 발아가 다른 씨앗들에 비해 꽤 느린편이다.
다른 씨앗들은 나름 비슷한 시기에 새싹이 나고 줄기가 자라는데 그동안 적소렐은 아주 적은 수의 새싹만 빼꼼히 고개를 들 뿐이다.

그냥 다른 씨앗들 처럼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모습으로 나오면 좋으련만 왜 이리 성장이 느린걸까.
하지만 적소렐의 매력은 여기에 있다.
가장 늦게 자라지만 가장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것.
가장 오랫동안 수확하고 가장 건강한 모습으로 끝까지 남는다는 것.
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느릴 수 있다.
하지만 그건 틀림이 아닌 다름이란걸 이 자그마한 생명으로부터 배우게 된다.
누군가와 나를 비교하며 스스로가 느리게 가고 있는 것 같아 조급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오늘 적소렐이 얘기 해주는 것같다.
“느려도 돼. 난 끝까지 살아남을 거니까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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